나는 안 걸릴 줄 알았는데.....
나에겐 인류를 구할 슈퍼항체가 있는 줄 알았는데.. ㅎ
코로나 엄청 심할 때 암만 돌아다녀도 안 걸리더니 코로나 있었었나 싶은 지금에서야 걸려부렀다.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네.
시작은 우리 남편.
5월 말의 어느 날, 남편이 출근 잘해놓고 갑자기 "컨디션이 안 좋다" 라며 일찍 퇴근하겠다고 했다.
퇴근했을 때는 회사에서 해열진통제를 먹은 상태여서 괜찮아 보였다. 그래서 그냥 가벼운 몸살인가 보다 하고 몸보신용으로 해놓은 닭곰탕 먹고(컨디션 안 좋다는 문자 받고 바로 닭 사러 마트 다녀옴. 여보 보고 있어?^^) 씻고 일찍 잠자리에 누웠다. 그러고부터 열이 39도 가까이 오르기 시작.
다음날에도 남편이나 나는 여전히 몸살이겠거니 생각하며 쉬면 괜찮아질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이 너무 아파했다. 목이 엄청 아프다고했고 열이 오르면 오한도 오고 온몸이 쑤시고 머리가 무겁다며 엄청 힘들어함. (약은 한국에서 가져온 테라플루랑, 여기서 산 누로펜, 스트렙씰을 복용했다.) 약을 먹으면 열이 조금 떨어지고 몸이 편안해지긴 했는데 미열은 계속 있었고 약빨이 떨어지면 다시 고열과 위의 증상이 반복되었다.
3일째 되는 날에도 차도가 안 보여 이 때부터 코로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네 언니에게 코로나 진단키트를 얻어(언니 사랑해요♥) 남편 먼저 해보니 웬걸 양. 성. ^^
시트지에 검사물을 떨어뜨리고 몇초후 시트지가 젖어가는 게 보였는데, T를 지나가면서 검은선이 바로 그어졌다. ㅋㅋㅋ 둘 다 그냥 웃었음. '대~~~ 박ㅋㅋㅋㅋㅋ' 이러면서 신기해함ㅋㅋ
남편이 양성이니 나도 해야겠지 하고 했는데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음성이었다.
역시..!!! 내 몸속에는 슈퍼항체가 있어!!!! 라며 기고만장했었는데ㅋㅋ
남편 양성 판정받은 날 한국에 계신 양가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그때도 '저는 끄떡없어요~ 엄청 건강해요~ 저는 걱정 마세요~~~ 오빠 잘 간호해줄게요~' 했었는데 전화 끊고 몇 시간 뒤부터 나도 증상이 시작됨.
양성인걸 알자마자 남편은 마스크를 썼지만 이미 뭐 증상은 3일 전부터 있었던 걸.
위에 남편 증상 고대~~ 로였음. 나의 오늘이 남편의 3일 전과 똑같았다. 고열에 인후통에, 몸살에, 오한 ;;;;
'많이 아팠겠네 울 남편' 하면서 나도 끙끙 앓음.
서로 약 챙겨주며 병간호하며 일주일 정도 보냈는데 물론 아파서 힘든 것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휴가처럼 오래 같이 붙어 있는 게 정말 좋았다. ♥
둘 다 3일씩 딱 아프고 컨디션 회복하니 남은 격리 시간 동안 제대로 푹 쉬어보자 싶었다. 특히 우리 남편. 너무 고생 많았음 ㅠ
그래서 영화/ tv 예능 다 보고, 식재료 배달 잔뜩 시켜서 맛있는 거 해 먹고, 배달음식도 시켜먹고, 낮잠도 실컷 자고 몸이 안 아프고 나서부터는 그냥 너무너무 좋았다.
존맛탱인 The Box Donut 배달시켜 먹고
(크림 뷜레 맛을 꼭 먹어보시길, 가끔 크리스피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생각날 때 먹으면 해소가 됨 ㅋㅋ)
깻잎 자라는 것도 관찰하고 (흙이 중요!!, 겁나 잘 자람)
이웃 언니가 까르보나라랑 카레 해다 준거 먹고ㅠㅠ
(내 몸도 점점 아파지면서 둘이서 삼시세끼 다 챙겨 먹는 게 보통일이 아니었는데 언니가 살려줬다. ♥
그리고 코로나 걸리기 바로 전에 또 다른 이웃 언니한테 김치를 얻었었는데 그걸로 격리생활 버팀.
인복 많은 나.. 싸랑해 언니들!!!♥♥ )
누워서 슈렉 1,2편 다 보고 (발 뭐냐..)
발코니에서 삼겹살도 구워 먹고 (깻잎 몇 장 뜯어서 먹어봤는데... 감동쓰 ㅠㅠ)
격리 해제전 맥주 마시면서 자축함. 잘 쉬었습니데이~~ 카면서 ㅋㅋ
걸리고 나니 속 시원했다.
무증상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3일 정도로 끝난 것에 감사하고 걱정해주시고주위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역시 건강이 쵝오!
이 글 읽으시는 모든 분들 다들 건강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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