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에서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책.
글 초반에 읽으면서 공감했던 부분들이 글 중반부로 들어서면서 부정당하는데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혼란이 와서 읽다가 몇 번이나 멈출 뻔했다.
하지만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
끝까지 다 읽어야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걸 알게 된다.
작가의 감정, 대상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책의 진도에 따라 서서히 바뀌는데 작가와 동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책 너무 오랜만이다. 강추 강추! 이 블로그 보는 분들 꼭 읽어보시길 ♥
본깨적 노트
자기가 하는 일이 효과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전혀 없을 때에도 자신을 던지며 계속 나아가는 것은 바보의 표지가 아니라 승리자의 표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존버는 승리한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속도는 느리더라도 꾸준히 한다면 (막말로 x나 버티면) 어느 날 갑자기 이전의 시간들을 보상해주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이 글의 대상도 자기가 하던 일로 결국은 인정을 받았고, 요즘 시대에도 이렇게 결국엔 빛을 보는 사람들이 있는 게 정말 멋진 일인 거 같다. 물론 꾸준히 해왔어야 할 것이다.
"넌 중요하지 않아"라는 말은 아버지의 모든 걸음, 베어 무는 모든 것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너 좋은 대로 살아."
"다른 사람들도 중요하지는 않기는 매한가지지만, 그들에게는 그들이 중요한 것처럼 행동하며 살아가라"는 것이었다.
우리의 무의미함을 직시하고 그런 무의미함 때문에 오히려 행복을 향해 뒤뚱뒤뚱 나아가려고 말이다.
난 스스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빠가 어떻게 딸에게 이런 소리를 할 수 있지?' 싶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할 수 있겠다,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맘대로 살 수 있겠다, 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왜냐하면 난 중요하지 않으니까, 죽고 나면 잊힐 존재이니까.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본 글귀가 있었는데 Billie Eilish가 한 말이다.
"Everyone is gonna die and no one is gonna remember you so f*** it"
어느새 어떤 목적의 빛으로, 공기로, 빛나는 물질로, 뭐가 되었는 아무튼 그 목적으로 서서히 차오르는 모습을 그려보았다. 목적이 한 사람의 신생을 바꿔놓았다.
목표의식이 분명한 사람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 목표의식을 가지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을 숭배한다.
나의 몸이 목적으로 서서히 차오른다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아직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글을 읽으면서 상상해보니 분명 멋진 경험일 거 같다.
멍게가 한 때는 더 고등한 물고기였지만 "게으름", "무활동과 의존성"이 더해진 결과 현재와 같은 형태로 "강등"된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멍게구나' 하며 반성을 했는데 뒷부분에 이를 뒤집는 얘기를 한다. <멍게는 엄밀히 말해 척추동물은 아니지만 척삭이라는 척추와 비슷한 구조물을 가장 먼저 선구적으로 갖춘 생물 중 하나다. 다시 말해 멍게는 퇴보한 존재가 아니라 정반대로 혁신가였던 셈이다>라고. 나는 혁신가는 아닌 거 같은데...
작가는 이 부분에서 성급한 판단에 대한 오류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하는 거 같았다. 책의 뒤쪽에 있는 글귀인데 <우리는 전에도 틀렸고, 앞으로도 틀리리라는 것. 진보로 나아가는 진정한 길은 확실성이 아니라 회의로, "수정 가능성이 열려 있는" 회의로 닦인다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다 맞아" 하며 귀 닫고 고집부릴게 아니라는 거지..
"긍정적 환상을 갖는 것이 목표를 성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밝혀 냈다. 하지만 나는 서서히, 목표만 보고 달려가는 터널 시야 바깥에 훨씬 더 좋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믿게 됐다.
책 중간 부분에 보면 <자신에 대한 낙관적인 관점은 자기 발전에 대한 저주라는 것이다. 자신을 정체시키고 자기 발달을 저해하고도 도덕적으로 미숙하게 만드는 길이자 멍청이가 되는 지름길이다.> <긍정적 착각은 경계하지 않고 내버려 둘 경우 그 착각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공격할 수 있는 사악한 힘으로 변질될 수 있다.>와 같은 구절이 있다.
그리고 나선 뒷부분에 위와 같이 얘기한다.
자신에 대한 낙관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고 하지 않나. 먼저 응원하고 먼저 격려할 대상이다. 물론 이게 지나쳐서 내 말과 다를 경우 다 틀린 거야 가 돼버리면 안 되겠지만.
목적을 가지고 길을 따라가는 사람은 정말 멋있지만 그 목적을 위한 길 주변도 한 번씩 살피면서 걸으면 좀 더 좋은 성장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난 물론 목적을 먼저 가져야겠다.
생각할게 많아지는 책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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