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언니가 강추한 책이라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내가 독서모임 책 선정할 차례가 되어 이거 읽자고 했다.
독서모임 책은 그 주에 정하기로 한 사람이 5-6권의 책을 후보로 올리면 그중에 투표로 선정하는 건데 몇몇 분들에게 밑 작업을 좀 함 ㅋㅋ 인간관계론 투표하라고 ㅋㅋㅋ
암튼 그렇게 선정되어 읽었는데 왜 인간관계 바이블이라고 하는지 알 거 같았다. 책상에 놔두고 보일 때마다 읽는 게 좋다고 하던데 나중에 한국 가면 한 권 사 와야 할 듯.
본깨적 노트
비난은 쓸데없는 짓이다.
대학생 때 같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조원이 있었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도 않고 매번 '그건 좀 힘들지 않겠나'라는 식으로 훼방을 놓는 사람이 있었다. 그렇다고 딱히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해 불만이 많았는데, 나는 다른 조원들도 나와 같을 거라고 생각했고 프로젝트 중간 즈음에 더이상 참지 못 하고 "아니, 그렇게 반대만 계속하실 거면 좋은 대안을 내놓으면서 하시던가, 왜 자꾸 팀원들 사기를 떨어뜨리냐"라고 따진 적이 있다.
나 스스로는 내가 총대를 메고 조원들을 위해 할 말을 한 거다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못된 소리 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조원들은 오히려 그를 옹호하고 토닥였다.
이때 느꼈다. 남한테 뭐라 하는 건 나에게 정말 도움이 1도 안 되는구나... 오히려 인내와 침묵이 나을 뻔했구나...
이후 프로젝트는 잘 끝났는데 나한테 남은 건 '아 그때 뭐라 하지 말걸' 생각뿐이었다. 비난은 쓸데없는 짓이 맞다.
모든 것을 알면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다.
이 전에 읽었던 100세 노인 책 속에 '모든 사람은 저마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다'라는 구절이 생각났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그걸 다 알면 나는 비판을 못할 것이다,
위에서 말한 조원도 사정이 있었겠지 라고 생각하니 나의 비판은 더 쓸데없이 느껴진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관심을 기울일 때야 비로소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다.
정말 단순한 얘기다. 내가 원하는 걸 다른 사람도 똑같이 원한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구절이었다.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을 때 단순히 자신이나 상대를 탓하고 포기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전에는 그랬다, 굳이 노력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정말 그 사람을 좋아한다면 쉽게 포기하지 말고 상대방이 내 관심사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것처럼 상대방의 관심은 무엇일까 그것에 대해 시간이나 물질적인 것을 투자한다면 더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게 반대로 나도 원하는 것이니까
사람들은 다음에 무슨 말을 할까 신경을 쓰느라고 귀를 열어두지 못합니다.
내가 이게 진짜 심했다. 집중해서 듣기보단 내 다음 할 말을 멋지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집중을 못했다.
그래서 독서모임 초반에도 내가 말할 거 생각한다고 다른 모임원들 발표하실 때 집중 못했었다. (독서모임 할 때 솔직히 털어놓음 ㅋㅋ)
근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 경청하려고 애썼고, 그러다 보니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고 대화가 술술 이어지면서 전에 만났을 때 보다 더 즐겁고 생산적인 대화가 되는 것을 느꼈다.
나는 상대방의 자아상을 손상시키는 말이나 행동을 할 권리가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생각하는 그의 모습이 아니라 그가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이다. 한 사람의 존엄성에 상처를 입히는 것은 범죄나 다름없다.
전에 다니던 직장들에서 같이 일하던 상사분들이 생각났다.
한 분은 대학 졸업 직후 첫 직장에서의 대표님이었는데 막말과 쌍욕을 달고 사시는 분이었다. '일 답답하게 하네', '그렇게 해서 월급 받고 싶어?' '씨x' '미친거 아냐'이 말들을 안 넣으면 대화가 안 되시는 분이었다. 모든 직원들을 이런 식으로 대했고, 당사자가 내가 아니어도 그 분위기가 나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너무 힘들었고 몇 개월 다니지 않고 그 일을 그만뒀다.
그런데 그걸 헝가리 오기 전 마지막 직장에서 내가 하고 있었다. 이 분도 상사분이었는데 대표님 부인이 지인분한테 소개받아 채용이 되신 분인데 업무 관련 지식이 너무 없으셨다.
부하직원이었던 내가 대놓고 한숨도 많이 쉬고 '아니.. 원장님 이거 제가 이미 몇 번 알려드린 건데..'라는 식으로 무시하고 꼽을 자주 줬었던 것 같다.
그래서 반성하는 구절이었다. 다음에 어느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되더라도 동료를 배려해주고 존중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길을 단 한 번만 지날 것이다. 따라서 내가 어떤 사람에게 어떤 선행을 베풀거나 친절함을 보여줄 수 있다면 지금 그렇게 하라. 미루거나 게을리하지 마라.
정말 당연한 것들, 무거운 걸 들고 있는 사람을 돕는다던가, 먼저 인사를 한다던가, 옷이 이쁘다고 말해준다던가.
이런 것들을 속으로는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망설이고 안 해서 후회한 적들이 많은데 이런 당연한 것들은 필터링 없이 그냥 바로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망설이는 동안 무거운 걸 들고 가는 사람이 지나가버리고 그 순간 후회하더라. 아.. 도와줄걸.. 하고.
선행을 베풀거나 친절함을 보이고 나면 정말 오히려 자신이 기분이 좋아지는 거 같다. 더 실천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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