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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리뷰

[책 리뷰]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by SEEGOALNOM 2024.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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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에 떡하니 '에세이'라고 적혀 있는데 여태 소설책인 줄 알았던 1인.

헝가리분들에게 인기가 많아서(영어 번역본) 궁금해서 읽어봤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구나' 하며 조금은 위로가 된 책이다. 감정의 소용돌이에 갇혀 있을 때, 남들과 쉽게 공유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생각에 힘들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글귀

 

"오늘 하루가 완벽한 하루까진 아닐지라도 괜찮은 하루일 수 있다는 믿음, 하루 종일 우울하다가도 아주 사소한 일로 한 번 웃을 수 있는 게 삶이라는 믿음." 


감정의 양 끝은 이어져 있기에 의존성향이 강할수록 의존하고 싶지 않아 하죠. 예를 들어 애인에게 의존할 땐 안정감을 느끼지만 불만이 쌓이고, 애인에게서 벗어나면 자율성을 획득하지만 불안감과 공허감이 쌓여요. 어떻게 보면 일에 의존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성과를 낼 때 나의 가치를 인정받고 안도할 수 있으니 의존하지만, 그 만족감 또한 오래가지 않으니 문제가 있죠. 이건 쳇바퀴 안을 달리는 것과 같아요. 우울함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지만 실패하고, 또 노력하고 실패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주된 정서 자체가 우울함이 된 거죠.


시끄럽게 하는 사람한테 조용히 하라는 말을 못 했다고 누가 그렇게 괴로워할까요? 마치 '어떻게 해야 나를 괴롭힐 수 있을까?'의 고민 속에 있는 사람 같아요. 대부분 사람은 비겁해요. 하지만 자신이 비겁하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열 번 중에 한 번이나 이야기하고 있는데도 자신을 비하하죠.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떠올리면서 '그 사람이라도 화내지 않았을까? 그 사람이라도 다 받아주지는 않았겠지?' 이렇게 비교한 후에 화내도 돼요. 다른 사람들이 나를 날카롭게 여길지라도요. 가지고 있는 경험과 생각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만 얻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난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해!" 이렇게요. 남의 생각, 남의 경험을 훔쳐와서 말이죠.


결국 이것저것 조금씩 시도해보면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어느 정도로 해야 편한지 낮추는 방법도 알게 된다면 만족감이 생겨요. 누가 어떤 지적을 해도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게 되지요. 


자신이 정의롭지 않은 사람이라고 이미 규정해 버린 거죠. 그게 무엇이든 기준선이 높으면 지금 나의 상태를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어요. 자신을 개선해 나가야 하는 사람처럼 보는 거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술은 취하려고 마시는 건데, 안 취하는 사람을 부러워한단 말이에요. 


제일 먼저 나를 점검했으면 좋겠어요. 내 기분을 먼저요. 


힘들 땐 무조건 내가 제일 힘든거에요. 그건 이기적인 게 아니에요. 


눈치를 많이 보니까 그렇죠. 자신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져서 그렇죠. 내 인생은 내 것이잖아요. 내 몸도 내 것이고, 그 책임은 내가 지는 거죠.... 어쩌면 원인이 있을 텐데 그냥 '나 지금 슬퍼, 눈물이 나, 화가 나'ㄹ며 원인보다 결과물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니까 지금의 감정이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부러워하는 것과 자신을 계속 비교하고 비하하는 건 다른거죠. 


나를 들여다볼수록 행복해질 거라고 믿는다. 


제 중심이 곧게 서 있지 않으니까 상대의 이야기가 나를 향한 공격으로 느껴지고, 다양성이 있을 수 있는데도 그걸 '옳다 그르다'는 시선으로만 보게 된 것 같아요.  


다만 밀려나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밀려나더라도 한 계단, 두 계단 씩 내려올 수 있는 건데, 마치 누군가가 '야 너 내려와'하고 잡아당기는 느낌으로 받아들이죠. 실제보다 더 큰 두려움이 불안감을 유발하는 것 같아요. 일종의 강박이죠. 


사실 공포감은 무언가에 대해 '나만 알고 있을 때' 더 커지거든요. 혼자 고통받을 때보다 지금처럼 꺼내는 게 훨씬 좋을 수도 있어요. 


자존감이 높으면 좀 더 긍정적이고 건강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거에요? - 예를 들어 누군가 나를 좋아해요. 그럼 '나도 나의 어떤 면이 좋은데, 마음을 한번 줘볼까?'라는 반응과, '쟤는 왜 나 같은 애를 좋아하지? 이상해' 이렇게 생각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거죠. 


감정의 파동을 삶의 리듬으로 여기며 즐기고 싶다. 커다란 어둠 속을 걷고 또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한 조각의 햇살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많은 이들이 어던 수식어 없이도 자신을 멋지고 당당하게 느끼는 날이 왔으면 하는 희망을. (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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