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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리뷰

[책 리뷰] 나를 숨 쉬게 하는 보통의 언어들

by SEEGOALNOM 2024.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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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첫 번째 책. 김이나 작가의 <나를 숨 쉬게 하는 보통의 언어들>

별생각 없이 쓰던 단어, 표현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책. 

아래 내가 인상 깊게 읽었던 문장들을 책을 읽으면서 기록해 봤는데 책에서 챕터 말미에 한번 더 반복하는 문장은 내가 기록한 것과 전혀 달랐다. 처음엔 내가 중심문장을 못 찾는 건가 싶어 독해력을 잠시 탓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읽을 당시의 나의 상황과 감정에 따라 눈에 띄는 문장이 그 때 그 때 다를 거라고..

왠지 심리학자가 내가 뽑은 문장들을 보면 지금의 나의 심리를 간파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이나 작가에 대한 편견? 선입견? 이 있었는데 이 글을 읽고 나서는 멋지고 따뜻한 사람이구나 하고 나의 속된 판단을 반성했다.  

 

본깨적 나눔

 

내가 '좋다'는 마음을 귀하게 보는 데는 이 감정이 가진 실시간성과 일상적임에 있다. 우리가 '좋다'는 말을 언제 하는지 떠올려보면 실시간성이라는 말이 무언지 이해가 갈 것이다. 친구랑 공원에 앉아 기분 좋은 바람을 맞을 때, 마음에 쏙 드는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떠라 문득 뱉게 되는 말. '좋다!'

사랑하는 마음은 나를 붕 뜨게 하기도, 한없이 추락하게 하기도 하는 역동성을 띤 반면 좋아하는 마음은 온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리게 해주는 안정성이 있다.


 

나는, 아니 우리는 모두, 사회성이란 것을 갖추게 되었고 그것은 아주 가깝지 않은 누군가에게 '달'처럼 존재할 줄 아는 능력을 포함한다. 상대가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단면을 보여줄 줄 안다는 말이다. 한 끗 차이로 예의, 사교성, 가식을 넘나드는 기술이겠다. 


 

내가 오래오래 지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저 말이었던 것 같다. 실망시키는 데 두려움이 없기를 바란다는.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높은 확률로 당신을 실망시킬 테지만 우리 평균점을 찾아보지 않겠냐는 말...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인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역으로 말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인 소수와의 관계는 견고한 것이다.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고서는, 나는 누군가와 진실로 가까울 자신이 없다. 우리, 마음껏 실망하자. 그리고 자유롭게 도란거리자. 


선을 긋는다는 말은 내겐 '모양을 그린다'는 말과 같다. 5개의 선을 그어 만들어지는 게 별 모양이다. 다시 말해 '나는 이렇게 생긴 사람이야'라고 알리는 행위가, 선을 긋는다는 의미이다. 


그런 이들의 "걔는 이해가 안 가"라는 말을 벌거벗기면 결국 그 말은 '걔는 잘못됐어' 또는 '걔는 이상한 애야'라는 의미더란 말이다. 그걸 느끼고 난 후부터 입버릇처럼 이 말을 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자신의 비좁은 경험이나 견해를 고백하는 걸로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기가 막히게 캐치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쉴 새 없이 자기의 단점을 고백하는 것처럼 보인다. 


배려라는 것은 어쩌면 피냄새를 맡을 줄 아는 감각이다.


수줍음이 있는 어르신이 된다는 건 그래서 어렵다. 그래서 소망한다. 시간이 흘러도 나 또한 염치 있는 사람으로 남아 있길. 


생각에 갇혀 잠 못 이루는 밤, 긴 숨을 쉬어보자. 숨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에만 집중해 보자. '나는 숨을 쉬고 있다. 이렇게 잘 살아 있다. 걱정에 빠진 나를 구원하기 위해, 가만히 숨을 쉬며 누워 있다.' 이렇게 생각이 정리된 다음, 주인공을 위한 최선의 다음 화를 써 내려가보는 거다. 주인공이 방치될 순 없으니까. 


한번 아쉬웠어도 다시 한 번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한두 번 오지 않기 시작하면 영영 기회가 오지 않는 곳이 프리랜서 업계의 현실이니까. 괜찮은 인간이 되고픈 마음 한편엔 생존본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루의 반복이 지금은 싫을 수 있지만, 사실 하루에 반복되는 것들은 그저 해가 뜨는 위치, 시계 속 숫자뿐이에요. 


즉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않는 게 나무늘보의 생존 전략인 셈인 거죠. 옆 사람의 속도에 맞춰 빠르게 살지 않아도 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죠. 혼자 고립되면 고립될수록 그것이 생존 무기가 되는 나무늘보의 세계...


가장 먼저 떠오른 아이디어들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흔한 것들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그에게 배웁니다. 결국, 완벽한 결과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건 하늘에서 떨어진 능력이 아닌 열정과 끈기라는 걸요.


그런데 미국의 한 심리학자는 "소소한 일탈을 해라. 그러면 행복해진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일탈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늘 먹던 음식이 아닌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고,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았던 음악 장르를 들어보는 그런 소소한 일탈들이 모여 단조로운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보기에 어떻고 나의 역할은 이래야 하고' 이런 거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워져서 나만의 세상을 그려나가라는 의미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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